상단영역

본문영역

  • 칼럼
  • 입력 2022.11.10 17:23

[정순채 칼럼] 정보 공유가 필요한 '보이스피싱과의 전쟁’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순채 교수
정순채 교수

지난 9월 29일 정부는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태스크포스’ 회의 대응방안은 금융과 통신 분야의 피해 예방과 수사와 행정 분야의 범죄 근절로 나뉜다. 보이스피싱이 휴대폰 등 통신기기를 매개로 한 금융사기인 만큼 범행 과정의 통신과 금융 경로를 차단하여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통신 대책엔 대포폰 근절을 위한 개인당 회선 수를 최대 150개에서 3개로 축소했다. 휴대폰 1개로 유심을 수 개 사용할 수 있는 발신번호 변조 장비인 심박스(SIMBOX)의 통신 이용 차단조치도 포함됐다. 금융 대책엔 비대면 계좌개설 과정에서 신분증 진위확인을 전면 의무화하고, 오픈 뱅킹 가입 후 3일간 이체 제한 등이다. 하나의 앱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 결제 및 조회, 송금 등의 ‘공동결제시스템’의 금융서비스가 오픈 뱅킹이다.

특히 계좌이체 제한을 피해서 피해자에게 직접 현금을 받아내는 대면편취형 범죄 예방을 위해 ATM(현금자동인출기) 무통장 입금 한도를 10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수취계좌의 실명확인이 없는 ATM 무통장입금 수취 한도 금액도 1일 300만 원으로 설정된다.

앞서 7월엔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이 출범했다.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합수단은 검찰, 경찰,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파견된 50여 명의 전문 인력이 동참했다. 보이스피싱 대응이 소관 기관별로 이뤄져 통합적 대처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합수단은 연내 출범하는 통합신고·대응센터와 연계해 해외 총책 등 주요 가담자 검거와 조직 와해, 사기 이용 계좌 신속 동결과 피해금 환급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 조직원을 검거할 공조수사 구축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다국적인 신속한 대책이 요구되며, 진화하는 범행 수법을 신속히 파악한 대응 체계도 보완해야 한다. 중국이나 유럽에서 반입되어 범행 도구로 쓰이는 ‘심박스’의 차단을 위한 통관 강화도 필요하다. 외국인 명의 대포폰 개통을 막기 위해 통신 당국과 출입국사무소의 정보 공유 등의 방안도 연구해야 한다. 정부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을 통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 기법 개발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에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제기된다.

민관 협력도 필수이다. 다양한 수법을 동원해 일상 깊숙이 침투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적발하고, 예방하려면 당국 역량만으론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준배 경찰대 교수는 “영국은 국가 차원에서 사기 신고 단일 창구를 운영하면서 범죄 정보를 분석해 지역에 전달하고, 지역 경찰은 민간영역과의 긴밀한 정보 공유와 협업으로 사기 예방에 나서는 체계를 갖췄다”라며, “우리도 이를 참고해 사기 방지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돈을 되찾는 일이 절실한 피해자에게는 피해 구제강화가 시급하다. 현재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채권소멸절차’ 규정에 따라 사기 이용 계좌의 잔고 내에서 피해액을 돌려받을 수 있고, 통장 명의자나 관련 피의자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야만 한다. 현행 피해 구제 제도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모든 금융기관에 보이스피싱 예방 보험 가입을 의무화할 필요도 있다. 몰수된 보이스피싱 범죄 수익으로 피해 회복기금의 운영 검토도 요구된다. 보이스피싱은 피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당하지 않음이 최선’임도 명심해야 한다.

정순채 동국대학교 융합교육원 겸임교수·경희대학교 사이버대 객원교수·법무법인 린 전문위원

저작권자 © e경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지속가능경제